日常茶飯事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를 떠나갈 때

사도요한 2022. 8. 30. 22:40

나는 에반게리온을 좋아한다. 그 약간 암울하면서 내면을 자극하는 오묘한 느낌을 좋아한다. 

나는 에반게리온이라는 프랜차이즈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이 프랜차이즈는 요즘의 소년만화나 이세계물과 다르게도

나는 또는 너는 이라는 주제의식이 있어서 지루한듯 참신해서 좋다. 

위트, 유포터플, 마파같은 요즘의 대형 제작사와 과거 가이낙스와는 다른 느낌이 분명히 있긴 하지만

사실 에반게리온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가지는 건 요즘 오타쿠들처름 제작사가 어디냐를 관심가지는거랑은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 약간은 숙성된 작품의 무게라든지 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작품을 놓아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에바 신극장판을 보면서 말이다.

90년대의 나는 에바를 놓아줄 수 없었다. 아니, 어떤 것도 놓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에바, 신세기 사이버포뮬러, 후루츠 바스켓, 더파이팅 등등...

지금은 더 많은 애니메이션이 있음에도 나는 그 때의 기억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 못했다.

당장도 사이버포뮬러 신 명장면을 찾아보고 있고, 마구노우치의 무한대 궤적은 연재를 위해서였나 심은..

그렇게 나는 그대로인 것 같았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라서 많이 놀랬다.

자연스레 시간이 흘렀음을 어느 순간에 느꼈달까.. 나는 그랬던 것 같다.

그건 내가 나이를 먹은 걸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던 것들이 나를 떠나가는 걸까?

물론 결론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답을 모르면 나는 약간 아쉬울 것 같다.

비단 인간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도달하기 위해 애쓰지만

대체 누가 내 '사건의 지평선'에 다가오려고 했을까?

그러한 시간이 지나면 어떤 것이 돌아오지 않을까?

그 어떤 것... 은 나는 관심없지만. 아니, 관심을 두지 않으리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