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건(Mulligan)
1. 의미
이미 실시한 스트로크를 취소하고 새로 한번 더 플레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멀리건을 사용하면 이 전의 샷과 그에 따른 결과는 타수에 추가되지 않습니다.
2. 유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사람 이름에서 유래하긴 했는데 이 사람이 누구냐는 건 약간 의견이 갈립니다.
먼저 정설은, David B. Mulligan(1869-1954)이라는 캐나다인 골퍼에게서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USGA의 FAQ에 소개하는 내용이니 아무래도 가장 정설에 가깝지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분이 티샷 하나를 실수하고 이를 교정하는 샷을 하나 더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데,
여기에도 무려 세 가지 유래가.. 아무튼 결론적으로 이분이 참 험한 여정을 가지고 열심히 골프치러 왔는데
샷 하나를 잘못 치고나서 수정하는 샷을 번외로 치려고 하니 동반자들이 인정해젔으며
그 수정 샷에 플레이어의 이름을 붙여 멀리건으로 했다는 참 주말골퍼다운 스토리죠.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더 조사해서 적는걸로.. 오늘은 그냥 오늘의 일기 수준으로 마무리..)
다른 유래는, John A. "Buddy" Mulligan이라는 미국인에게서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이 분은 1930년대 뉴저지의 Essex Fox 컨트리 클럽 라커룸 직원이었는데 이 사람이 David O'Connell이라는
어시스턴트 프로와 Des Sullivan이라는 기자와 함께 라운딩을 하곤 했답니다.
어느 날 동반자 두 명은 충분한 연습을 하고 왔는데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며 티샷을 다시 치곤 했고
동반자들은 그의 플레이를 기려 이를 멀리건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대체 잘 못친 것을 왜 기리는 것인지...)
3. 사족
친한 후배님과 부부동반 라운딩 중 파 3 홀에서 후배 제수씨 공이 해저드에 빠졌습니다.
마침 많이 늦는다거나 밀리지도 않아서 다시 치라 하니 그린 근처에 잘 보내더군요. 역시 멀리건의 힘인가..
어프로치, 퍼팅까지 잘 하길래 '나이스 파' 해주니 처음 친 티샷은 멀리건 주는 거냐고 묻는겁니다.
아니, 주말골퍼가 다시 치라하면 당연히 멀리건이지, 대체 얼마나 험한데서 골프를 배운건가...
다들 파 내지 보기로 잘 마무리하고 홀아웃하는데 와이프가 '멀리건의 유래가 뭐냐'고 묻는겁니다.
'사람 이름에서 유래한거다'하니 안믿으려고 합니다. 부부관계란 원래 그런거죠.
다행히 험한 곳에서(!) 골프를 배워온 제수씨가 맞장구를 쳐줘서 믿게끔 해줬는데,
뭔가 정확한 레퍼런스 없이 이야기해서 신빙성이 떨어지나 싶어 아닌 밤에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주말골퍼에게 멀리건은 플레이의 속도를 촉진시키기도 하고(볼 찾는 시간이 줄어들기에)
간만의 라운딩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경감시켜 주기도 하는 감초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과하면 안되겠지만 매너있게 베풀어주고 애교있게 달라고 하면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도 멀리건 없이 싱글하는 그 날을 향해 모두들 즐거운 라운딩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