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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계로 살아가기
사도요한
2012. 8. 21. 23:02
아기 재우고 씻고 아내와 맥주 한잔을 한다.
하루를 보내고 나면 예전과는 다르게 무얼 했는지의 기억이 잘 없다.
예전에는 내 시계를 내 마음대로 살면 되는거였는데,
지금은 내 시계가 아닌 우리 가족, 아내와 아이의 시계를 같이 살아야 한다는거다.
그 누군가의 시간을 살아준다는거는 내가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는 거겠지.
역으로 말하면, 책임이 있다면 그의 시계를 대신 살아주는거라 하면 되겠지.
그 책임이 예전에는 그냥 피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거였는데
이제는 그런게 즐겁고 재미있다. 단지 책임, 멍에가 아니라 시계를 공유하는 거니까
흘러가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기억을 쌓아가는 과정이니까.